핵심부터 정리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3년 9월 자문위원회의 만장일치 판정을 거쳐 2024년 11월 경구용 감기약에 널리 쓰이던 비충혈 완화 성분 '페닐에프린'이 코막힘 완화에 효과가 없다고 최종 결론짓고, 일반의약품 목록에서 이 성분을 삭제하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성분이 든 국내 감기약은 1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기약을 고를 때는 광고 문구나 브랜드 인지도보다, 상자 뒷면의 성분표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페닐에프린, 무엇이 문제인가 — FDA의 최종 판정
FDA 일반의약품 자문위원회(NDAC)는 2023년 9월 11~12일 회의에서 경구로 투여한 페닐에프린이 위약(가짜 약)보다 코막힘 완화 효과가 낫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만장일치로 결론 내렸습니다. 위원회에 제출된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먹는 형태(경구)의 페닐에프린은 체내 흡수 과정에서 대부분 분해돼 코 점막까지 충분한 농도로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FDA는 이 자문위 결론과 이후 검토를 바탕으로 2024년 11월, 경구용 페닐에프린을 감기약 일반의약품(OTC) 목록에서 삭제하는 최종 절차에 착수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뉴시스, 시사저널e).
참고로 코에 직접 뿌리는 스프레이형 페닐에프린은 이번 판정 대상이 아닙니다. 이번 조치는 알약·시럽·액상 등 먹는 형태의 감기약에 들어가는 경구용 성분에 한정됩니다.
한국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 신중한 식약처, 유통 중인 제품은 100개 이상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성 문제로 당장 복용을 중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국내 페닐에프린 함유 경구제 품목에 대한 조치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달리 즉각적인 목록 삭제 대신 신중한 검토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 성분이 국내에서도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페닐에프린이 함유된 감기약은 100개가 넘고, 부채표 판콜에이·코미시럽·코벤시럽·테라플루데이타임건조시럽 등이 대표적인 제품으로 거론됩니다(퍼블릭뉴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아세트아미노펜 등 다른 감기약 성분과 함께 복합 성분으로 페닐에프린을 포함하고 있어, 소비자가 성분표를 자세히 보지 않으면 포함 여부를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먹는 감기약엔 들어있을까? — 성분표 직접 확인하는 법
방법은 간단합니다. 감기약 상자 뒷면이나 첨부 설명서에서 '페닐에프린염산염' 표기가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코막힘·비충혈 완화 목적으로 쓰이는 성분이므로, 종합감기약이나 코감기약 제품에서 특히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동아제약의 액상형 종합감기약 판피린Q(판피린큐)는 아세트아미노펜 300mg, 카페인무수물 30mg,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2.5mg(항히스타민 성분), 구아이페네신 42mg(거담 성분)에 더해, 코 충혈 완화 목적의 성분으로 dl-메틸에페드린염산염과 진해 성분인 티페피딘시트르산염을 사용합니다. 즉 판피린Q에는 페닐에프린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제형인 판피린T(판피린티) 역시 아세트아미노펜 300mg, 카페인무수물 30mg,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2mg 구성으로 페닐에프린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동아제약 판피린 공식 페이지).
이처럼 같은 '종합감기약'이라도 코 충혈 완화 성분으로 무엇을 쓰는지는 제품마다 다릅니다. 성분표에서 이 한 줄만 확인해도 최근 논란이 된 성분을 피할 수 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성분표에서 함께 봐야 할 것 — 졸음 유발 성분과 병용 약물 상호작용

페닐에프린 포함 여부 외에도 성분표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첫째는 항히스타민 성분입니다.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같은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콧물·재채기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졸음을 유발할 수 있어, 낮 시간대 활동이 많다면 복용 시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둘째는 이미 복용 중인 다른 약과의 성분 중복입니다. 특히 감기약 대부분에 들어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은 두통약·해열제 등 다른 상비약에도 흔히 포함돼 있어, 두 가지를 함께 먹으면 하루 총 복용량이 권장량을 초과할 수 있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 중복 복용을 피하는 구체적인 계산법은 별도로 정리한 해열 감기약과 두통약, 아세트아미노펜 중복 복용 주의사항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약 — 감기약 고를 때 성분표 체크리스트
감기약을 고를 때 성분표에서 확인하면 좋은 다섯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확인 항목 | 왜 확인해야 할까 |
|---|---|
| 페닐에프린염산염 포함 여부 | FDA가 코막힘 완화 효과 없음으로 최종 판정(2024년 11월) |
| 항히스타민 성분(1세대 여부) | 클로르페니라민 등은 졸음을 유발할 수 있음 |
| 카페인 포함 여부 | 각성 효과가 필요한지, 오히려 피해야 하는지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달라짐 |
| 현재 복용 중인 약과의 성분 중복 | 아세트아미노펜 등 중복 복용 시 권장 총량 초과 위험 |
| 성분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품인지 |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성분·함량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지 |
결론적으로, 감기약 선택에서 가장 확실한 기준은 브랜드명이 아니라 성분표입니다. FDA의 이번 판정을 계기로, 상자를 뒤집어 성분명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