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열이 나고 몸이 으슬으슬한데 머리까지 지끈거리면 손이 가는 게 두통약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해열 성분이 든 종합감기약을 먹는 중이라면 두통약을 임의로 추가 복용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종합감기약과 일반 두통약에는 똑같이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어서, 모르고 병용하면 하루 최대 복용량을 넘기기 쉽기 때문이다. 감기약 포장지의 성분표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안전한 대응법이다.
감기 기운에 열·오한이 겹칠 때, 해열 감기약부터 제대로 고르기
열이 나고 오한과 몸살 기운이 함께 있는 초기 감기라면, 해열진통 성분이 포함된 종합감기약이 우선 선택지다. 콧물·기침 같은 다른 증상까지 함께 잡아주면서 열도 내려주기 때문이다.
시중 종합감기약 중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해열진통 성분으로 쓰는 제품이 많다. 예를 들어 동아제약 판피린 라인업의 경우, 액상형인 판피린Q는 1병(20ml)에 아세트아미노펜 300mg을, 정제형인 판피린T는 1정에 아세트아미노펜 300mg을 담고 있으며 두 제품 모두 성인 기준 1일 3회 식후 30분에 복용하도록 안내한다(판피린 제품정보). 즉 안내된 용법대로 하루 세 번을 복용하면 아세트아미노펜만 900mg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서 이미 짚어야 할 것은, 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바로 다음 절에서 설명할 '중복 복용'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왜 감기약 먹으면서 두통약을 같이 먹으면 안 될까?
한 문장으로 답하면, 감기약과 두통약에 같은 해열진통 성분이 겹쳐 있어서 함께 먹으면 과다복용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은 감기약 복용 주의사항을 안내하며 "종합감기약 속에 해열제 성분이 들어 있어 성분이 중복되며, 함께 복용하거나 과량 복용하면 간, 심혈관계, 위장관 출혈 등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어 임의로 약을 추가해 복용하지 않도록" 당부한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두 가지 이상의 감기약·해열제를 함께 먹어야 한다면 제품 용기나 첨부 문서에서 성분이 겹치지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도 안내한다.
코메디닷컴 역시 "아세트아미노펜이 함유된 감기약이나 두통약은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과음을 했을 땐 복용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체중·나이에 맞지 않게 다량 복용하거나 복용 간격을 지키지 않으면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코메디닷컴).

즉 감기약을 복용 중이라면 "머리 아프니까 두통약 한 알 더"가 아니라, 지금 먹고 있는 감기약에 이미 어떤 해열진통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다.
성분표에서 아세트아미노펜 함량부터 확인하는 법
의료 전문 매체 메디칼업저버가 인용한 서울대 의과대학 김용철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 성인 1일 허용량은 4,000mg이며 "1일 허용량 4000mg을 초과 복용했을 때는 문제가 초래될 수 있고, 또한 평소 3잔 이상의 술을 정기적으로 매일 마시는 환자가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간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메디칼업저버).
이 기준으로 앞서 살펴본 판피린 사례를 계산해보자. 판피린Q 또는 판피린T를 안내된 용법대로 1일 3회 복용하면 아세트아미노펜 섭취량은 900mg이다. 여기에 시중 두통약을 별도로 추가하면 그만큼 아세트아미노펜이 더해지고, 하루 중 반복해서 챙겨 먹으면 4,000mg 상한에 근접하거나 초과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확인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 지금 먹는 감기약의 1회분·1일분에 아세트아미노펜이 몇 mg 들어 있는가(제품 뒷면 '유효성분' 항목).
- 추가로 먹으려는 두통약·해열제에도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는가, 들어 있다면 합산량이 4,000mg을 넘지 않는가.
합산이 애매하거나 이미 열이 심해 감기약을 자주 복용하고 있다면, 두통약을 임의로 더하기보다 약사·의사에게 확인받는 편이 안전하다.
이부프로펜 등 다른 계열 진통제라면 안전할까?
성분 계열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코메디닷컴은 이부프로펜 계열 성분에 대해 "위를 자극할 수 있음", "신장 기능을 방해할 수 있음"을 주의사항으로 꼽으며, 특히 어린이가 구토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안내한다(코메디닷컴).
참고로 판피린Q·판피린T는 두 제품 모두 이부프로펜 등 다른 해열진통 성분은 포함하지 않고 아세트아미노펜만 해열진통 성분으로 사용한다(판피린 제품정보). 다만 계열이 다르더라도 감기약에 이미 해열진통 성분이 들어 있는 상태에서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를 임의로 추가하면 위장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어떤 계열이든 '이미 먹고 있는 감기약의 성분표부터 확인한다'는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FAQ
Q. 감기약을 먹었는데 열이 안 내려가면 두통약을 더 먹어도 되나요?
바로 추가하지 말고 먼저 감기약의 성분표에서 아세트아미노펜(또는 다른 해열진통 성분) 함량과 마지막 복용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복용 간격이 지나지 않았거나 하루 섭취량이 이미 많다면 임의로 추가하지 말고 약사·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정책브리핑과 코메디닷컴이 공통으로 권고하는 방법이다.
Q. 판피린을 먹는 중에 다른 해열제를 함께 먹어도 되나요?
판피린Q·판피린T는 1회 복용 시 아세트아미노펜 300mg이 포함돼 있다(1일 3회 기준 900mg). 다른 해열제·두통약에도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다면 합산량이 성인 1일 허용량 4,000mg을 넘지 않는지 반드시 확인한 뒤 복용해야 한다.
Q. 아세트아미노펜 1일 최대 복용량은 얼마인가요?
메디칼업저버가 인용한 전문가 설명에 따르면 성인 기준 1일 허용량은 4,000mg이며, 이를 초과하면 간 손상 위험이 커진다.
